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010년 밴쿠버 대회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특히, 결승전에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금메달을 목에 건 공상정(18, 유봉여고)의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극적인 역전승으로 값진 금메달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3000m 계주 결승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표팀은 조해리(28, 고양시청), 박승희(22, 화성시청), 심석희(17, 세화여고), 김아랑(19, 전주제일고)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공상정은 결승전을 직접 뛰지 못하고 경기장 밖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경기 막판, 한국은 중국에 뒤처져 있었으나, 심석희가 폭발적인 스퍼트를 선보이며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이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획득한 첫 번째 금메달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결승전 뛰지 않았지만 금메달 자격 충분
경기 직후 진행된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공상정이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자 일부 팬들은 의아해했다. 일반적으로 결승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는 메달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상정은 준결승전에서 팀의 승리에 기여하며 결승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국제 규정에 따라 금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더욱이, 원래 공상정은 결승전 출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직전 급성 위염 증세를 보이며 컨디션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몸 상태가 더 나은 김아랑이 대신 출전하게 됐다. 팀을 위해 자리를 양보한 공상정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팀의 승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적 문제로 겪었던 어려움, 금메달로 보상받아
공상정은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대만 국적의 화교 2세인 아버지 공번기(49) 씨의 영향으로 화교 3세로 알려져 있다. 공 씨 가족은 2011년 한국 국적으로 변경했지만, 이전까지 공상정은 국적 문제로 국제대회 출전이 제한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국내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500m, 1000m, 1500m를 모두 석권하며 종합 우승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국적 문제로 인해 자신의 기량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그동안의 설움을 날려버리는 값진 보상을 받게 되었다.
한국 쇼트트랙, 새로운 세대와 함께 부활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완전히 씻어냈다. 특히, 10대 선수들인 심석희와 김아랑이 주축이 되어 금메달을 따낸 것은 앞으로의 한국 쇼트트랙 미래를 밝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공상정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해 큰 경험을 쌓았으며, 앞으로의 대회에서는 더욱 발전한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결승전에 직접 출전하지 못했지만, 그녀가 팀을 위해 보여준 희생과 기여는 결코 작지 않았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의 자리를 되찾았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