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10 출시 앞두고 애플에 직격탄
구글은 오는 2025년 8월 20일 출시 예정인 픽셀10을 앞두고, 애플과 그 음성 비서 ‘시리’를 조롱하는 새로운 광고를 공개했다. ‘Soon(곧 출시)’이라는 제목의 이번 광고는, 애플이 약속한 인공지능(AI) 기능의 도입이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광고의 배경음악으로는 닥터 드레(Dr. Dre)의 ‘The Next Episode’가 사용되며, 고급스럽고 미래적인 디자인의 픽셀10이 등장한다.
광고 내레이션은 다음과 같은 뼈 있는 농담을 던진다.
“’곧 이용 가능’이라는 기능 때문에 새 휴대전화를 샀는데, 1년이 지나도 여전히 이용할 수 없다면, ‘곧’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보거나, 아예 새 휴대전화를 바꿔야 할지도 모릅니다.”
광고는 “당신의 휴대전화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세요(Ask more of your phone)”라는 슬로건으로 마무리되며, 애플 생태계에 실망한 사용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애플 시리 개편, 여전히 감감무소식
2024년 WWDC에서 애플은 시리를 전면 개편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기능을 발표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이 기능은 시리를 보다 상황에 맞고,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고, 일부 기능은 iOS 18에서 적용되었다. 그러나 시리의 본격적인 AI 통합 버전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2025년 3월, 애플은 시리 개발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음을 공식 인정했다. 팀 쿡 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진행 중인 기술 발전은 순조롭고, 시리의 차세대 버전은 2026년 중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
구글은 애플 사용자들의 실망감을 역이용해 공격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광고 음악으로 선택된 ‘The Next Episode’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이는 애플이 2014년에 인수한 ‘비츠 바이 닥터 드레(Beats by Dre)’와 관련이 있어, 일종의 풍자적인 장치로 작용한다.
일부 누리꾼은 이 선택이 구글의 ‘셀프 패러디’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애플과 연관이 있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이용해 애플을 조롱한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평가다.
또한, 광고 공개 시점도 전략적이다. 이 광고는 애플의 아이폰17 발표 예정 시기인 9월보다 몇 주 앞서 공개되어, 구글이 먼저 주목을 끌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애플을 향한 조롱,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 광고는 단순한 일회성 공격이 아니다. 애플은 2024년 6월, 차세대 시리 데모를 통해 “더 개인화된 시리”를 선보였지만, 이 기능은 2026년으로 출시가 연기되었고, 데모 영상의 일부가 실제 개발자들에게도 생소한 상태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구글의 조롱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새롭다고 보기도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도 과거에 유사한 방식으로 애플을 겨냥한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애플 역시 과거 ‘Get a Mac’이라는 시리즈 광고를 통해 경쟁 제품과 자신을 비교하며 마케팅을 펼친 경험이 있다. 이 시리즈에서는 배우 저스틴 롱과 존 호지먼이 각각 ‘젊고 감각적인 맥’과 ‘투박하고 고지식한 PC’를 상징하며 소비자들에게 인상적인 비교를 제공했다.
iOS vs Android, 경쟁은 계속된다
비록 구글의 픽셀10 광고가 획기적이거나 참신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안드로이드와 iOS 간 경쟁이 현재진행형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또한, 구글은 자사의 검색 엔진이 애플 아이폰에서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되기 위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계약 역시 경쟁법 위반 혐의로 인해 향후 파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두 기업 간의 관계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