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최근 차세대 콘솔 ‘닌텐도 스위치 2’를 출시하고, ASUS가 새로운 휴대용 PC 콘솔 ‘ROG Xbox Ally’를 공개하면서 게임기 시장에 다시 한 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대결은 하이브리드 콘솔과 휴대용 PC 게임기 간의 경쟁 구도를 본격화시켰으며, ‘ROG Ally가 닌텐도 스위치 2의 킬러인가?’라는 질문도 제기되고 있다. 두 제품은 방향성이 다르지만, 시장 내 포지션은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와 휴대용 PC 콘솔의 시작
닌텐도 스위치가 처음 출시된 2017년은 닌텐도에게 위기의 시기였다. 전작인 Wii U는 1,356만 대라는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고, 닌텐도 3DS 역시 7,594만 대에 그쳐 닌텐도 DS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스위치는 가정용과 휴대용의 장점을 하나로 결합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닌텐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콘솔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스위치의 성공은 휴대용 PC 콘솔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여는 촉매제 역할도 했다. 단순히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을 작게 옮겨온 것이 아니라, 휴대성과 전용성을 갖춘 독립형 기기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밸브(Valve)는 2022년 2월 ‘스팀 덱(Steam Deck)’을 출시하면서 이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과거 2015년 시도한 ‘스팀 머신(Steam Machines)’은 흥미로웠지만 시장에 뿌리내리지는 못했었다.
이후 ASUS, 레노버, MSI 등도 이 시장에 참여했으며, 고성능 프로세서와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갖춘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이 출시됐다. 스팀, 에픽게임즈, 게임패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하나의 기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매니아 층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만, 여전히 시장 규모는 제한적인 편이다.
닌텐도 스위치 vs 휴대용 PC 콘솔: 판매 실적 비교
그렇다면 이 휴대용 PC 콘솔들이 과연 닌텐도 스위치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시장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우선 닌텐도 스위치의 성과부터 살펴보자. 닌텐도에 따르면, 스위치는 출시 첫 해에 1,486만 대가 판매되며 Wii U의 5년 누적 판매량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2024년 3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1억 5,212만 대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콘솔로 등극했다. 닌텐도 DS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2만이 그 위에 있다.
닌텐도 스위치 2의 경우, 아직 공식적인 판매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첫 주말 판매량 집계는 몇 달 후에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닌텐도는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과 관세,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을 고려해도 스위치 1세대와 유사한 첫 해 판매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휴대용 PC 콘솔 시장은 다소 불확실한 수치를 가지고 있다. 밸브는 현재까지 약 370만~400만 대의 스팀 덱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ASUS는 작년 기준으로 약 50만 대를 언급했으며, 시장조사기관 IDC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휴대용 PC 콘솔의 총 판매량은 약 597만 대로 추산된다. IDC는 2025년에는 약 200만 대의 추가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새로운 경쟁 구도의 향방은?
닌텐도 스위치 2의 등장은 기존 콘솔 시장의 흐름을 유지하려는 시도인 동시에, PC 기반 휴대용 게임기들과의 간접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여전히 닌텐도는 자사의 독점 게임과 독창적인 플랫폼 전략을 통해 충성도 높은 팬층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경쟁사들과 구별되는 강력한 무기다.
결론적으로, ROG Xbox Ally나 스팀 덱 같은 기기들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닌텐도의 입지를 실질적으로 위협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